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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레켐비 치료 효과와 향후 과제

아메리카노 HOT 2025. 2. 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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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는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입니다. 레켐비 치료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문의 임재성 교수가 이야기하는 레켐비 치료 효과와 향후 과제에 대한 인터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하이닥뉴스 2025.02.07 에 발행된 하이닥 뉴스

{“‘레켐비’ 처방 본격화”…치매 치료에 가져올 변화는 [인터뷰]} 의 내용을 가지고왔습니다.


Q.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알츠하이머병을 이해할 때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이 세 가지 요소를 떠올리시면 좋습니다. 병이 시작되는 초창기에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고, 그로 인해 신경염증이 발생하면서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은 뇌가 작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현재 치료는 이러한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병의 결과로 뇌 안에서 부족해지는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의 농도를 올리는 약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치료도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일부 환자들에서는 기억력이 단기간 좋아지는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병의 근본 원인인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Q. 치매 치료에서 약물치료가 담당하는 역할이 궁금합니다.


고전적 약물치료의 역할은 치매의 중증화를 막는 것입니다. 외래 진료 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약을 먹는 데 왜 나빠질까요?'입니다. 이 질문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약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치매 치료제를 먹으면 기억력 문제에서 해방되고, 젊은 시절의 기억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난치성 질환인 이유는, 그러한 치료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질환이 완치되지 않는 것처럼, 치매 약물도 병을 없애는 것이 아닌 관리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치매 치료제로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자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못하지만, 그 결과로 저하된 아세틸콜린을 약으로 보충함으로써 증상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증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를 늦출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부 치매약들은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망상, 환각, 초조, 불안 등의 문제행동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고,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는 치료약들이지만, 환자 본인과 보호자, 이웃들에게 부담이 큰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까지 치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중증화를 막는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심한 치매 상태에 도달하지 않고, 그 상황에 최대한 늦게 이르려면 병을 일찍 발견하고,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하며,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약을 복용해도 어차피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환자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을 통해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더 빨리, 더 많이 나빠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물론 약을 꾸준히 복용해도 일정 부분 기억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 능력이 저하되며 문제행동이 생기기 때문에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지만,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중증 치매에 이르는 시간이 더 짧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Q. 최근 '레켐비' 처방을 시작하셨습니다. 이 약제가 치매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중 아밀로이드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약입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기존의 치료제와는 작용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죠.

레켐비는 장단점이 분명한 약이기도 합니다. 장점은 약 80% 내외의 환자에서 뇌 내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향후 중증 치매에 이를 확률을 낮춰준다는 의미입니다. 단점이자 한계점은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는 약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점이 환자, 보호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원인을 제거했는데 왜 좋아지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밀로이드는 일종의 방아쇠 역할로,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 타우 단백질의 변형이 유도되고, 이로 인해 신경염증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뇌가 작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일련의 병적 과정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은 증상을 느끼기 10~20년 전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타우와 신경염증을 치료하는 약은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레켐비는 문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맞지만, 문제 전체가 아닌 일부를 해결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2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며, 일부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건강보험 비적용으로 인한 높은 비용 부담도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레켐비는 치료 치료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일종의 마중물이 되어 후속 약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며 조만간 제2, 제3의 신약들이 도입되어 여러 문제의 원인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나올 약들이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건강보험 적용 등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Q. '레켐비'는 어떤 환자에게 처방되는지 궁금합니다.


레켐비의 적용 대상은 우선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 환자여야 하며, 다음으로 경도인지장애부터 초기 치매 단계 사이에 있어야 합니다. 즉,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원인의 인지장애는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인지기능이 정상이거나 중등도 이상 심한 치매 역시 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기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사용하려는 목적에서 설정된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신경심리검사: 인지기능이 연령에 비해 정상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초기 치매인지 확인합니다. 이 검사는 1~2시간 소요되며, 기억력을 포함한 종합인지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검사는 지필 검사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MRI: 뇌의 구조를 확인하는 검사로 뇌 위축, 뇌 내 미세출혈, 변성 등의 이상을 점검합니다. 이를 통해 치료를 받았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APOE 유전자 검사: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 검사입니다. 인체의 APOE 유전자는 e2, e3, e4 세 가지가 쌍으로 존재합니다. 이 중 APOE e4형을 가지고 있을 경우 치료에 의한 부작용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금기는 아니지만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치료를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아밀로이드 PET: 뇌 내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로, 치료 대상인 알츠하이머병의 과정에 있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촬영합니다. 치료 후 재촬영을 진행해서,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이 치료 전과 비교했을 때 효과적으로 줄어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치료 초기에는 주입과 관련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을 맞고 고열에 시달리는 것과 같이 레켐비 치료 후에도 4명 중 1명의 환자에서 이러한 주입 관련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발열, 두통, 두드러기 등으로 다양합니다. 첫 주사 때는 주사 후 3시간 동안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료 후 3~4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는 뇌부종이나 뇌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경미한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일부 환자들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도 합니다. 의식저하나 발작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ARIA라고 부르는데, 앞서 설명한 APOE 유전자형의 종류와 MRI에서 관찰되는 기존의 뇌출혈 여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치료 전후 총 4차례의 뇌 MRI 검사가 권고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레켐비는 전 세계의 연구자들과 수많은 환자, 보호자들이 임상시험에 힘을 쏟아부어 개발한 약입니다. 이 약물은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각 병원의 여러 전문가가 환자 개개인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주의 깊게 진료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신약 투약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의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 활동, 신체활동 등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매일의 일상이 어렵고 고되더라도, 치료 효과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도움말 = 임재성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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