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인구 문제의 중심이 인구 폭발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넘어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까지 65살 이상 인구가 15억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노인인 세상이 오고 있다. 이는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인 치매 발병 위험 인구가 많아진다는 걸 뜻한다.
뇌 노화를 조기에 식별하고 개입하면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뇌의 노화 정도는 뇌 영상이나 조직의 특징을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분자 차원의 세밀한 분석이 어렵다.

상하이 푸단대가 중심이 된 중국 연구진이 혈장 단백질 분석법을 이용해 뇌의 노화를 추적한 결과, 뇌는 중년 이후 세번에 걸쳐 급격하게 노화가 진행된다는 걸 발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에 발표했다. 이는 이들 나이 언저리에서 적절한 개입을 할 경우 뇌의 노화를 억제할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사람들의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장 단백질 데이터 분석을 통해 뇌의 생물학적 노화와 관련이 있는 13가지 단백질을 확인하고, 이 단백질 수치가 57살, 70살, 78살에 급변한다는 걸 발견했다.

치매·뇌졸중 등의 위험에 영향
연구진은 우선 50~80살 성인 약 1만1천명의 뇌 영상 자료를 확보한 뒤, 이 가운데 70%를 사용해 뇌의 부피, 표면적, 백질 분포 같은 특징을 기반으로 나이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이 모델을 나머지 30%의 뇌 영상 자료에 적용해 뇌의 생물학적 연령을 추정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의 예측 정확도는 실제 나이와 2.7년 이내 오차 범위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어 이 모델을 이용해 또 다른 4700명(평균 나이 63살)의 나이를 예측하고 이들의 뇌 영상을 촬영했다. 연구진이 이들의 실제 나이와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이를 비교한 결과,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을수록 뇌가 더 빨리 노화됐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혈액에서 뽑아낸 3천가지 단백질에서 뇌 노화 관련 단백질 13가지를 찾아냈다. 8가지는 노화를 촉진시키는 쪽으로, 5가지는 노화를 둔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브레비칸(BCAN, 중추신경계 단백질)과 성장분화인자15(GDF15)라는 단백질이 치매와 뇌졸중, 운동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브레비칸(BCAN)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며, 성장분화인자15는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이다. 연구진은 브레비칸 수치가 높을수록 뇌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세포는 건강한 사람의 뇌 세포보다 브레비칸을 덜 발현한다. 연구진은 또 성장분화인자15는 뇌 노화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혈장 단백질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를 분석한 결과 13가지 단백질은 모두 뇌 세포에서 생성되며 이 단백질 수치 변화가 치매와 뇌졸중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70살 시점에 뇌 질환 위험 낮추는 게 중요
흥미로운 사실은 13가지 단백질 수치가 57살, 70살, 78살 시점에 크게 변화했다는 점이다. 57살은 뇌 노화의 시작점이었다. 이 시기에 일어난 대부분의 변화는 신진대사, 상처 치유 및 정신 건강과 관련된 단백질에서 나타났다. 70살에는 치매 및 뇌졸중 위험과 밀접하게 관련된 단백질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연구진은 70살 시점에 뇌 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개입이 중요하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8살엔 면역 및 염증과 관련된 단백질이 급변했다.
연구진은 혈장 단백질 분석은 상대적으로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뇌 노화를 조기에 식별하고 관찰하는 데 적합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에서는 동물 실험을 통해 13가지 단백질이 구체적으로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주로 유럽의 백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런 한계를 넘어 더 다양한 연령과 민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3587-024-00753-6
Plasma proteomics identify biomarkers and undulating changes of brain aging.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뇌의 노화는 중년 이후 세 번에 걸쳐 급격히 진행되며, 이를 조기에 식별하고 개입하면 치매나 뇌졸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연구팀은 혈장 단백질 분석법을 이용해 뇌의 노화를 추적한 결과, 뇌는 중년 이후 57세, 70세, 78세에 세 번에 걸쳐 급격히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사람들의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장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하여 뇌의 생물학적 노화와 관련이 있는 13가지 단백질을 확인하였으며, 해당 단백질 수치가 위의 나이대에서 급변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특히, '브레비칸'이라는 단백질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뇌 노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세포는 건강한 사람의 뇌세포보다 브레비칸을 덜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성장분화 인자15'라는 단백질은 뇌 노화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혈장 단백질로, 신경 퇴행성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진은 뇌의 노화가 시작되는 57세, 치매 및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70세에 뇌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한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유럽의 백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더 다양한 연령과 민족에 대한 조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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