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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조선비즈]"뇌의 타우 폭탄 막는 신약 만든다"

아메리카노 HOT 2024. 11. 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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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갈색)이 신경세포에 덩어리를 이루고 있고, 타우 단백질(파란색)도 비정상적으로 뭉쳐있다./미 국립보건원(NIH)

<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소식 >

우리 뇌 속에 쌓이는 나쁜 단백질, 이제 막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알츠하이머병, 즉 치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고민이죠. 기억을 잃고 점점 자신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어요!

한국계 영국인 신경과학자 케이 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인 타우 단백질을 막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타우 단백질이 뭐냐고요? 우리 뇌 속에는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타우 단백질은 마치 뇌 속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이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서 뭉쳐버려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거죠.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연구팀은 나노 항체라는 아주 작은 항체를 이용해서 이 나쁜 타우 단백질을 잡아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어요. 마치 나쁜 세균을 잡아먹는 백혈구처럼, 나노 항체가 뇌 속에서 나쁜 타우 단백질을 붙잡아 무력화시키는 거죠.

이 연구가 성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알츠하이머병 치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기억력 감퇴, 인지 기능 저하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직 개발 중인 단계이지만,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연구진은 타우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주범이라고 봤습니다. 이 화약이 모여 폭탄으로 터지지 않도록 완전히 막아버리는 게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원리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만난 케이 조(Kei Cho)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뇌과학과 교수는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뇌 기능을 저하시기고 궁극적으로는 구조까지 완전히 무너뜨린다는 걸 알았다”며 “타우라는 화약이 모여 폭탄으로 터지지 않게 신경세포에서 막아버리는 방식으로 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5500만명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성적으로 신경세포 안팎에 쌓여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는 지난해부터는 영국의 바이오 기업과 일본의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케이 조 교수는 영국 브리스톨대, 킹스칼리지런던 등에서 15년 넘게 치매 분야를 연구한 세계적 석학이다. 2011년 영국왕립학회로부터 울프슨 연구 공로상(Wolfson Research Merit Award)을 동양인 최초로 받았으며, 2013년에는 한국-영국 신경과학 컨소시엄을 공동 설립했다. 현재 영국 치매연구소(DRI)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신경세포 간 연결(시냅스)의 약화에 대한 연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지만,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덩어리를 이루면 오히려 신경세포에 손상을 준다. 타우 역시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지만,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 내부에 쌓이면서 인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제약사들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줄이는 방식의 연구를 여러 번 진행했지만, 아직 근본적으로 치매를 고치는 치료제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젠의 레켐비나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는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를 제거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신약이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다. 두 약물 모두 초기 또는 경도 환자들의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그친다.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부종, 뇌출혈 등 부작용이 나올 위험도 있다.
조 교수는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그가 집중한 건 바로 타우 단백질이다. 그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주범은 타우라고 보고 있다”며 “알파, 베타, 감마 등 6가지 타우 이형체가 우리 뇌의 시냅스에 붙어 쌓이면서 폭탄이 되고, 터져 파편들이 또 다른 신경세포로 퍼지면서 치매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타우가 다른 신경세포로 퍼져 나가지 않도록 막는 것을 해법이라고 보고, 그 열쇠로 나노바디 항체를 선택했다. 나노바디는 기존 항체의 10분의 1 크기로 작아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잘 투과할 수 있고 부작용도 줄인다. 여러 항체를 다양한 표적에 동시에 붙여 치료 효능도 높일 수 있다. 조 교수 연구팀은 현재 이 나노바디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항체가 타우에 먼저 결합해 시냅스에 달라 붙지 못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내내년 4월에 전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게 목표다.
연구팀은 연구기관 10곳과 인터넷에 가상연구소를 구축해 서로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치매로 사망한 환자들이 기증한 뇌로 연구할 수 있는 뇌은행(브레인뱅크),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정보 수집 및 분석)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면 100명이 10년에 걸쳐 실험해야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단 6개월 만에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지금까지 활용한 데이터는 약 1만명에 달하는 뇌 정보”라고 말했다.
또 조 교수는 AI 단백질 구조 분석 기술 발전이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중요한 역할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긴 바둑 AI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연구진이 개발한 단백질 구조 예측·설계 모델인 알파폴드의 도움도 받고 있다. 그는 “알파폴드는 유전자 서열을 넣으면 병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변화와 그 확률들을 다 알려준다”며 “알파폴드가 향후 3년간 제약·바이오 업계에 많은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 조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HIF 2024)′의 첫 번째 기조연사로 나서서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이번 포럼은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으며, 조선비즈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염현아 기자(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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